[AI혁명] 광고영상 AI에 맡기니…美 월마트도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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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캣, URL 넣으면 1분 만에 광고 영상
잘 팔리는 자동화 광고에 대기업 '러브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의류를 파는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로 고민에 빠졌다.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용 광고 영상을 만들고 싶지만 방법을 몰랐다. 전문 업체에 맡기자니 비용 부담이 컸다. 그러다 광고 영상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알게 됐다. 제품 URL을 넣고 영상을 뽑아내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분. 이를 SNS에 올리자 판매량이 쑥 올라왔다. 초보 판매자였던 A씨는 3개월 만에 매출 2000만원 이상의 파워셀러로 등극했다. A씨가 이용한 서비스는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뚝딱 광고를 만드는 '브이캣' 이었다.
광고 전략 짜고 소재 만드는 생성 AI
브이캣을 서비스하는 전찬석·정범진 파이온코퍼레이션 공동대표는 광고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2007년 국내 첫 모바일 광고 플랫폼 '카울리' 창업 멤버로 함께 했다. 카울리는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광고를 노출하는 솔루션으로 2016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카울리처럼 타겟팅 광고는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됐지만 광고 제작은 여전히 사람 손이 많이 갔다. 2019년 두 사람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의기투합해 두 번째 창업에 나섰다.

파이온코퍼레이션은 브이캣에 다양한 AI 기술을 녹였다. 우선 광학문자인식(OCR)과 AI를 결합해 광고 소재를 골라낸다. AI가 이미지에서 사람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 제품과 소개글이 겹쳐있는지 여부 등 광고에 쓸 수 있는 이미지 요건에 따라 점수를 매기고 합격점을 받은 것만 쓴다. 챗GPT의 두뇌인 'GPT4'와 그림 그리는 AI '스테이블 디퓨전'도 동원한다. GPT4는 광고 목적에 따라 템플릿을 추천한다. 제품 정보를 토대로 할인율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할인을 강조하는 광고 템플릿을 제안하는 식이다. 스테이블 디퓨전은 맞춤형 광고에 필요한 이미지를 더한다. 같은 맥주 광고라도 야구광에게는 야구장 배경을, 캠핑족에게는 캠핑장 배경을 그려 넣는다. 정 대표는 "단순히 예쁘고 멋진 광고보다는 잘 팔리는 광고를 자동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브이캣이 제작한 영상은 출시 1년 반 만에 10만건을 넘어섰다. 대기업의 관심도 높다. LG전자, 롯데온, 아모레퍼시픽, 네이버, G마켓 등이 브이캣과 손잡았다. 현대차, 신세계 등도 논의 중이다. G마켓의 경우 외주업체에 맡겨 하루에 제품 광고 배너 600개를 제작했다. 브이캣을 도입한 후에는 이를 내부 디자이너 2명으로 소화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하루 1500개로 배너 제작을 늘릴 예정이다.
美 실리콘밸리 진출…광고 집행 자동화 목표
최근에는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첫 고객은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가 될 전망이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전시회(CES)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오프라인 강자지만 온라인 후발주자인 월마트가 브이캣 기술을 보고 영상 제작 연동을 논의 중이다.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협업에 들어간다.
2023 CES에서 브이캣을 소개 중인 정범진 파이온코퍼레이션 대표 [사진출처=파이온코퍼레이션]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생성 AI 광고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지만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광고 소재 제작만 100조원 규모로 큰 시장인데다 스타트업의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유행이 자주 바뀌는 시장인 만큼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카울리를 만들 때도 네이버나 카카오에 대항할 수 있겠냐는 말을 들었다"며 "광고 시장은 커다란 돌이 굴러다니는 사이 틈도 크기 때문에 날카로운 서비스로 이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광고 집행까지 자동화하는 것이다. 광고 채널별로 성과를 측정해 자동으로 광고를 집행하는 엔진이다. 예를 들어 남성들이 축구장 배경의 맥주 광고를 선호할 줄 알았는데 휴양지 배경의 광고에 더 반응했다면 휴양지 배경 광고로 자동 교체하는 것이다. 정 대표는 "AI를 활용해 마케팅 프로세스 전체를 자동화하는 것이 비전"이라며 "AI가 정복하기 어려운 영상 편집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경제 최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