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에 걸리는 기획전·할인 배너를 디자이너 대신 상품기획자(MD)와 판매자가 직접 만드는 유통사가 늘고 있다. AI 마케팅 에이전트 기업 파이온코퍼레이션의 배너 제작 에이전트 ‘브이캣 스마트배너(VCAT Smart Banner)’로 유통사들이 2024년부터 올해까지 만든 배너가 100만 개를 넘었다.
온라인 쇼핑몰 첫 화면은 기획전과 할인 행사, 노출 상품이 바뀔 때마다 새 배너가 필요하다. G마켓의 대형 할인 행사 ‘빅스마일데이’에는 한 회에 3만여 판매자가 참여한다. 하지만 배너는 색상과 서체, 로고 크기, 여백까지 브랜드 규격을 지켜야 해서 아무나 만들기 어렵다. 규격을 아는 디자인팀이나 외주 업체에 요청이 몰리면 제작이 늦어지고 비용도 늘어난다.
브이캣 스마트배너는 이 규격 관리를 에이전트에 맡긴다. 상품 URL을 넣으면 상품 이미지와 가격, 할인 정보를 불러와 기업별 디자인 가이드에 맞는 배너를 만든다. 채널별 규격에 맞춘 이미지 수십 종도 한 번에 생성한다. 디자이너가 아닌 담당자가 만들어도 결과물은 브랜드 기준을 따르게 된다.
파이온은 같은 도구를 모든 고객사에 똑같이 주는 대신, 고객사의 브랜드 가이드와 제작 과정, 사내 시스템을 분석해 제작 환경을 따로 설계한다. 배너를 실제로 만드는 사람이 내부 MD인지 입점 판매자인지에 따라 제작 방식과 적용 위치도 달라진다.
롯데백화점은 온라인몰 기획전, 배너, 팝업, 쿠폰 이미지를 외주 업체에 맡겨 왔다. 브랜드명이나 제품 이미지, 혜택 문구만 바꾸는 반복 작업도 건마다 외주를 거쳐야 했다. 파이온은 롯데백화점 디자인 가이드를 반영한 전용 제작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체와 이미지 위치는 고정되고, 상품 이미지와 로고의 투명도·채도·크기는 가이드에 맞게 자동으로 조정된다. 마케터와 MD가 직접 배너를 만들게 되면서 제작량은 도입 첫해보다 4배 이상 늘었다.
G마켓은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슈퍼딜’ 배너를 외주로 만들다 보니 물량을 늘리기 어려웠다. 파이온은 판매자가 쓰는 관리 시스템(ESM Plus)에 제작 기능을 넣었다. 판매자가 상품번호만 입력하면 배경 제거, 로고 흑백 처리, 상품 배치가 G마켓 가이드에 맞춰 자동으로 이뤄진다.
현재 롯데백화점 외에도 롯데·신세계·현대 계열 면세점과 홈쇼핑, 온라인몰, 그리고 G마켓·11번가 등 오픈마켓이 브이캣 스마트배너를 쓰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신세계·현대 계열 유통사에서 만든 배너는 25만 개를 넘었다.
정범진 파이온코퍼레이션 공동대표는 “상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MD이고 셀러인데, 배너는 그들이 만들 수 없었다”라며 “규격을 몰라서가 아니라 규격을 지켜 줄 도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상품을 등록하는 일과 배너를 만드는 일이 한 동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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